고신원은 현재의 상황에 나름대로 만족하고 있었다.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. 신원은 생각이 많은 편이었지만 잡다한 머릿속을 들키고 싶어하진 않았다. 오히려 숨기고 싶어했지. 게다가, 이미 한 번 꼬리에 꼬리를 문 생각 탓에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의심한 적 있지 않은가. 되뇔수록 한심했던 과거의 자신을 원망하며 머리를 뜯는 일도 다시는 없어야만 했다. 그, 왜 의심을 하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틀어진다며. 부부 사이에서도 그렇게 이혼하는 일이 많다던데. 의부증도 그렇게 생기는 건가? 제 전공과목도 아닌 분야에서 빙빙 머리를 굴리던 신원은 회택과의 데이트 장소에 우뚝 서 있었다. 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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